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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라곰 라이프] 라곰 lagom과 필요한 것 서재방



 근래 서점의 가정 취미 분야를 둘러보면 '라곰'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인다. 라곰 패션-라곰 요리-라곰 인테리어 등의 책을 둘러보면 라곰이 대유행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근래 유행한다는 이유 외에도, 스웨덴 국민의 정신적 근원이라는 점에서도 나는 라곰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미국이 양키정신이나 일본의 화(和)문화와 같은 한 나라의 정신적 근원을 알게 되면 그 나라를 더 잘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을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라곰이란 무엇인가? 라곰(lagom)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스웨덴어로 '적당한-균형이 맞는-적절한'의 의미이다. 생활 방식으로는 문자의 의미대로 '모자라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균형적인' 삶의 방식을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라곰(lagom)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딱 적당한 만큼만'의 의미를 지닌 스웨덴 사람들의 정신적 신조로 소개하고 있다. 
 라곰의 중요한 포인트는 '적절함'이다. 적절함은 지나치지 않음을 뜻하지만 모자라지도 않음을 뜻한다. 라곰은 일이든, 여가든, 식생활이든 어느 부분에서나 균형적인 삶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채식을 하되 그것이 스트레스와 강박증을 가져오게 되면 그것은 라곰이 아니다. 또한 어떤 생산적인 활동도 하지 않는 휴식도 라곰이 아니다. 결국 라곰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중도(中道)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라곰의 유행은 앞서 인기있었던 미국의 양키정신의 유행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과도한 물질 소비에서 벗어나서 다소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점도, 각 각 스웨덴과 미국 국민의 오래된 정신적 근원이라는 점도 비슷하지만 주목해야하는 것은 이 두가지 삶의 방식이 유행하게 된 원인이다. 
 양키-라곰과 같은 삶이 유행하게 된 것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밑바닥에 깔려있다고 본다. 미래의 모습은 이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넘어섰으며, 미래의 인간이-나의 아이들이-온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두려움 속에서, 우리들은 과거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라곰에 주목하게 된 것은 아닐까.

 라곰은 분명 우리에게 가르침과 길을 제시한다. 경쟁과 과잉에 지친 포기 세대들에게 라곰은 새로운 삶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라곰은 우리의 정신적 근원이 아니며 또한 만능이 아니다. 피카 타임(다과와 함께 업무와 관계 없이 업무 시간 중 취하는 휴식)과 같은 좋은 점을 취하면서 나에게 맞지 않는 부분(개인적으로는 라곰적 의사결정 방식이었다.)은 제외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라곰을 취할 때 정신적 근원을 파악하지 않고 유행의 지엽적인 부분만을 추구하지 않아야한다. 라곰은 스칸디나비아식 인테리어도 아니고, 채식주의나 환경주의도 아니다. 위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라곰을 대할 때 우리는 라곰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곰 시간은 바깥에서 갖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p.91

라곰에서 멈추면 많은 것을 이루어낼 수 있다. 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