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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도서관]책과 책장 사이 숨겨있던 책들의 이야기 서재방


 여러 주제의 책들을 다양하게 읽고 싶지만 유독 좋아하는 주제가 있다. 책과 작가, 애서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어디서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된다. [비밀의 도서관]역시 애서가들이 좋아할만한 책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특이한 점은 널리 알려진 책이 아닌,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책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비밀의 도서관은] 총 99개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기 담겨 있는 리스트의 대부분을 다 읽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리스트의 대다수를 읽지 않았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제목 그대로 [비밀의 도서관]처럼 마치 비밀처럼 꽁꽁 숨겨진 희귀한 책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99개의 리스트들은 단지 희귀하기 때문에 선택된 것은 아니다. 상당히 깊이 있고 의미있지만 현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마거릿 캐번디시의 '놀라운 세상'은 계몽주의 시대에 이미 앞선 환상소설과 공상과학소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쥘 베른의 '20세기 파리'는 1863년에 쓰였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놀랍도록 현대의 사회를 예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은 감춰진 뒤 1989년에 공개되었지만 말이다.) 위 두가지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는 의미있으며 애서가들의 흥미를 돋우는 99개의 책들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책 리스트를 시대별로 구분했다는 점이다. [비밀의 도서관] 속 책들은 각각 매우 개성있는 책들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시대적 특징이 잘 담겨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시대의 베스트셀러들 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와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에는 계몽주의와 함께 실용적 지식을 갈망하는 독자들의 요구가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미국의 리스트 중 '아는 것의 곤란함'과 '뉴욕사'에는 미국 초기의 진취적인 기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리스트를 선별할 때 어느정도 이런 시대적 특징을 담겨있도록 작가가 선별하였겠지만, 이렇게 독특하고 비밀스런 책들에서도 시대의 기운이 느껴지니 매우 놀라웠다. 

 마치 정말 비밀의 도서관에 다녀온 느낌일정도로 흥미를 돋우는 내용이었다. 애서가들은 분명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허먼 멜빌의 '사기꾼'과 쥘 베른의 '20세기 파리'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다른 애서가들도 이 책을 읽고 새롭게 독서 리스트에 책들을 추가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 추가하자면 여러 책과 작가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책 속에서 찾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이 본명 존재하는 셈이다.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