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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환각에 대한 따뜻한 시각 서재방


 올리버 색스의 책을 읽고 있으면 신경이상증세에 대한 그의 탐구적인 열의와 해당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가 느껴진다. [환각]은 이런 올리버 색스의 책들 중 환각증상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그에 따르면 환각은 시각적일 뿐 아니라 청각적, 후각적, 심지어는 촉각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생소하고 희귀한 증상이 아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증상임이다. 또한 그는 환각의 생물-자연적 원인을 제시하여 환각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착각이나 종교적 증상, 빙의, 정신분열이 아니라고 말한다. 환각은 뇌의 특정부분의 결함, 유전적이고 기질적인 요인,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 등으로 발현되는 신경 이상 증세의 하나인데, 환각은 누구에게도 나타날 수 있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환각]을 읽으면서 역시 올리버 색스의 책이라고 느꼈던 점은 환각 증세을 보는 그의 시각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서 환각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모두 불행한 것은 아니며, 환각을 이겨내고 때로는 환각을 이용하여 삶의 안정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반인들이 하는 환각에 대한 오해(-환각은 정신병과 동일하며 정신분열의 일종이다.)가 얼마나 많은 환각 환자들을 고통에 몰아넣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올리버 색스가 단순히 환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환자들의 사례만 나열했다면 그의 책이 오늘날처럼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증세를 둘러싼 여러가지 요인들(과학적이고 사회적이며 때로는 철학적이기까지한)을 살펴보고 환자들의 증세를 세밀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올리버 색스의 책을 사랑하고 그의 책에 감동받는 것이 아닐까.

* 잔다르크가 신의 환영을 본 것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체험(신의 형상을 보거나 듣는 것), 영적체험을 환각 증세로 보고 분석한 글이 흥미로웠다. 

- "환각은 잠재적으로 외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그 현상이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네" P.267

- 모든 종류의 약물(치료를 위해 먹든 기분 전환용으로 먹든)뿐 아니라 수많은 의학적, 신경학적 질환도 일시적으로 '기질성'정신병을 낳을 수 있다. P.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