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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백과사전]백과사전보다는 오히려 통념 뒤집기 서재방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다. 수많은 신들과 영웅들, 사랑과 갈등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섞여서 화수분같은 이야기 샘을 보는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재미있는 이야기가 그리워질 때 그리스 로마 신화나 천일야화를 읽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책들은 내용의 방대함 때문인지 하나로 정리된 책이 없으며 컨셉도 다양하고 내용도 서로 다른 중구난방의 책들이 많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 관련 책을 고를 때는 두께가 굵은 책이나, 아예 새로운 컨셉(예를 들어 여러 분야에 그리스 신화를 접목시킨 책 등)의 책을 고르는 편이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까운 이유로 읽게 되었는데, 제목인 백과사전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때까지 생각해오던 그리스 신화와는 다른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신화 이야기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통념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아르고호의 원정이 황금양털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메데이아를 얻기 위한 여정이라는 해석도 신선했으며, 헤라클레스가 영웅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좋은 일을 주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해석도 새롭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전반부는 이런 기지넘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책의 1/3을 이루는 후반부는 사전식으로 그리스신화의 인물들을 나열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백과사전이라고 해야할 것이다.(이 부분 때문에 제목을 백과사전이라고 한 건 아닌가 싶다.) 1/3이라는 분량답게 생각보다 많은 인물을 자세하게 담았기 때문에 앞으로 신화를 읽다가 인물을 찾을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백과사전식 서술을 좋아해서 책을 샀지만 오히려 그리스 신화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읽어서 즐거웠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해서 더 읽어보기 위해 일전에 읽어봤던 이윤기 선생님의 번역본과 미래타임즈에서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를 구입해 놓았다.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결국, 헤라가 없었다면 그러니까 그녀가 그에게 부과했던 그 모든 시련이 없었다면 헤라클레스는 절대 그 자신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잔혹하면서도 흐뭇하고, 또한 난감하기도 한 이런 진실은 못된 부모에게 시달리는 자식들, 상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샐러리맨들, 다른 사람들의 해코지에 상처 입은 자들을 안심시킨다. 우리의 불행을 바라는 자들이 때로는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P.69

투사된 자신의 이미지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외모에 현혹딘 나르키소스는 실제 자신의 싶이와 풍부함을 비켜간다. 다시 말해 그는 자신을 빗나가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빗나간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매혹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P.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