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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세계사]아쉬움이 많은 책 서재방

 텀블벅에서 펀딩해서 구입한 책은 후일의 즐거움으로 고이고이 모셔두는 편인데, 이 책만큼은 호기심이 동해서 받자마자 바로 읽었다. 큰 글자크기와 잘 읽히는 서술체 때문에 읽기는 금방 읽었지만, 읽고 보니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내용의 부가 자료로 사진이 아닌 삽화를 선택했는데, 삽화가 자극적인 면을 순화시켜주고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사진과 같은 생동감을 주지는 못했다. 내용 중 [세상의 기원]을 그린 삽화를 보면 사진과 똑같이 그렸는데, 굳이 삽화를 선택해야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든다. 
 뿐만 아니라 자료에 대한 참고자료 문헌이 수록되어있지 않은 것도 아쉬움 중의 하나이다. 사진자료와 더불어 참고자료 문헌까지 없다보니 내용의 사실성이 떨어지며, 본문 내용에 추가로 알아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여러가지 아쉬움을 준다. 
 내용적인 면으로는 글쓴이가 후기에 언급했듯이 사례들이 대부분 서구의 사례라는 것이 아쉬웠다. 동양의 사례로는 중국과 일본의 몇 가지 사례만이 수록되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도 성과 관련된 많은 역사적 사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반쪽짜리 세계사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안타깝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에로틱 세계사]의 여러 사례들은 섹스가 인간에게 있어 생식만을 위한 작용이 아님을 보여준다. 생식이라는 목적을 넘어서 인간은 쾌락을 위해서 섹스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발전시켜왔으며, 섹스를 이용하는 독특한 생물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인간만이 즐거움을 위해 섹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참고, [섹스의 진화], 제러드 다이아몬드)

 인간 성의 역사는 고대의 '개방'과 중세의 '억제'가 르네상스-근대-현대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현대는 다시 개방의 역사가 시작되어 성의 개방 시대를 누리고 있지만 앞으로 다시 억제의 시대가 올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쾌락을 위한 섹스의 역사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못 즐기고 후회하느니, 즐기고 후회하는 게 낫다. P.145, 보카치오

푸리에는 183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람은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쾌락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사는게 가능하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