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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고독한 미식의 이유 서재방


 [어른의 맛],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에 이어 히라마쓰 요코의 책은 이 책으로 3번째 만남이다. 누가 "그 작가의 좋은 점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첫째로는 망설임없이 음식 표현력이라고 말할 것이다. 싹둑,싹둑,싹둑 경쾌한 칼질로 수북하게 쌓여있는 양배추채며, 모든 재료들이 따끈따끈하게 어우러지며 안정감을 뽐내는 당당한 뚝배기 우동 등 그녀의 표현을 읽고 있으면, '맛있는 녀석들'(가장 좋아하는 먹방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입에 침이 고이고 음식이 그렇게 먹음직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이런 점이야 히라마쓰 요코의 책 중 기본인데, 이 기본을 토대로 그녀는 각 책마다 특징을 주어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의 두 권이 음식과 관련하여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라면,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는 음식과 관련된 단편 소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혼자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담았다. 
 
 보글보글 요리를 해먹는 리틀 포레스트식의 요리 일기도 재밌었지만, 가게에서 혼자 먹는 이야기는 이것대로 독특한 맛이 있다. 가게의 내부와 음식의 합-혼밥의 동기-혼밥의 상황이 고독한 미식을 화려하게 만들기도 하고, 위로를 주기도 하며, 배시시 웃음이 나오게도 한다. 그래서 고로가 그렇게 고독한 미식을 즐겼던 거구나 이제 비밀을 안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혼밥을 하고 싶어졌다. 조그만 방에서 레트로 식품을 데워먹는 혼밥이야 언제나 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식당에서 제대로 된 메뉴를 앞에 맞이하고 싶어졌다. 그 길로 들어선 중화냉면집은 책의 내용처럼 식당 혼밥이 녹녹치 않다는 걸 제대로 알려줬다. 온통 락스 냄새를 풍기는 내부 때문에 음식까지 색이 바래졌다. 그래도 조만간 또 혼밥을 하고 싶다. 이번엔 자주 못가는 고급 초밥집에서 혼자 초밥을 실컷 즐기고 싶다. 

- 감자 샐러드를 주문하면 바로 내줘서 젓가락으로 조금씩 집어먹으며 신문을 읽는다. 뜨거운 차를 홀짝홀짝 마신다. 그런 시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P.73

- 보글보글 푹 끓여서 자양분이 듬뿍 배어 나온 뜨거운 국물이 목을 타고 흘러들어 온몸으로 서서히 파고들면, 신기하게도 힘이 불끈 솟는다. 손끝에도 목덜미에도 등에도 전열선처럼 찌르르 열기가 전해지며 불이 밝혀진다. 설령 짜증스럽게 화가 날 때라도 잠시나마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