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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재발견]기록으로보는 병사들의 죽음 서재방


 미시사와 같은 일반인이 기록한 역사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롭다. [전쟁의 재발견] 역시 대부분의 내용을 일반병들이나 장교들의 기록과 사료를 통해 서술하고 있는데, 이 책은 흥미보다도 읽는 내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괴로운 점)은 바로 부제에서도 언급했듯이 병사들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죽임당하고 죽일 수 밖에 없던 병사들의 처절한 현장을 서술하였지만 감정에 호소하듯이 서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철저하게 기록에 의해서 담담하게 전쟁의 역사를 서술하기에 읽는 사람은 더욱 전쟁의 진짜 모습과 잔인함을 느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리고 베트남 전쟁을 회고하는 장교의 글에서 병사들은 보병의 총이나 박격포, 지뢰에 몸이 찢겨 죽임을 당한다. 전쟁 방지를 호소하는 감정적 글보다도 전쟁을 회고하는 병사의 글은 전쟁의 잔인함과 회의감을 더 느끼게 해준다. 

 기록에 의한 역사는 때때로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예를 들어 평민이나 노예 등)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데, 이 책은 기존의 전쟁사에서 간과하기 쉬운 병사들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반전주의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을 한 줄 기록으로 읽었거나 전쟁의 전술적 측면만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제목 그대로 전쟁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비록 장교와 기사, 귀족들의 전쟁은 숭고한 죽음을 수반하는 것이었을지라도, 병들의 전쟁은 언제나 생존의 욕구와 절망, 체념, 분노가 함께하는 죽음의 현장이었다.
징병관이 '독일군의 창자에 총검을 찔러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때 그가 기대한 답변은 복음서의 산상수훈이 아니었다. 내가 시절이 그랬다고 말할 때, 그것은 합리화가 아니라 설명이다. P.476~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