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제노블레이드DE](극누설O)우주초월갓겜 별세계


 제노블레이드1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발매 당시 Wii조차 없던 가난한 대학생인 나는 감히 꿈꿀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게임이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스위치 발매와 함께 제노블레이드2를 접했고, 제노블레이드2는 빅 재미를 주었다. 그래도 그 때까지만 해도 제노블2가 워낙 왕도JRPG스러웠기 때문에 제노블1도 그와 비슷한 정도거니 생각했었다.

 제노블레이드1에 대해 이 정도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DE(디피니티브 에디션)를 클리어하고 나서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다. 흔히 요즘 말로 하면 제노블1은 '우주초월갓겜'이라고 할까. 
 

스토리 자체도 평이하거나 왕도스럽지 않다. 결국 자유의지를 찬양하는 게임의 전형적인 결말이지만, 그 과정은 절대 전형적이지가 않다. 7번째 동료의 합류, 그리고 이 세계관을 좌지우지하는 거신과 기신의 전쟁이 한 곳으로 어울러져서 감동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플레이어가 슈르크와 함께 한 모험은 이 결말을 위해서였구나 하는 감동이 끝에서 밀려온다. 


그리고 제작진의 변태스러움이 맵 디자인에서 나타난다. 대부분 제노블 시리즈의 길찾기에 대해서 불만이 많고 나 역시 그런 불만이 있었지만, 드넓은 맵 곳곳에 숨어있는 요소들과 NPC들의 디테일함(인연작...)을 접하게 되니 오히려 불만보다는 그 세밀함에 반하게 된다. 맵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변태스러움에 항상 감탄하고 있다. 


전투 시스템 역시 너무 내 취향이었다. ㅡ_ㅡ 제노블2와는 다른 맛이 있다고 해야하나. 원래 오토어택 시스템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특히 파판12때는 그 불호가 절정에 달해서 중간에 하차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제노블1의 오토어택은 정말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아니, 오히려 유니크몹이 뜰 때는 잔뜩 긴장해서 아츠 버튼을 눌러가며 필사적으로 전투에 임하게 된다. 체인어택이 들어갔을 때의 그 쾌감은 정말 전투를 즐겁게 했다. 


원래 게임을 노가다스럽게 하는 걸 좋아해서 100시간 정도로 끝마쳤다. 콜로니6의 부흥도 완료하고, 각 마을마다 친밀도 최고치로 해서 퀘스트도 전부 완료했다. 각 마을의 인연을 맺었던 NPC들이 저마다 행복, 또는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는 멜리아가 참 짠하고 좋았지만, 피오른과 슈르크도 너무 짠했다. ㅠㅜ 마지막까지 얘네들 좀 행복하게 해달라고 빌면서 게임을 할 정도였으니.


처음엔 슈르크로만 줄창 조작하다가 파티 인연작 한다고 여러 캐릭터를 돌려 써봤는데, 다 저마다의 재미가 있고 매력이 있었다. 멜리아는 법사 캐릭 특유의 조작감이 재미있었고, 피오른은 여러 버프 빵빵하게 걸어서 써는 재미가 있었다. 가장 의외였던 건 라인과 슈르크였는데, 슈르크는 다른 캐릭터 조작 이후에 흥미가 급 떨어졌고, 라인은 생각보다 키워주니 강해서 조작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도 가장 애용하고 좋아했던 건 단반 아저씨였는데, 게임을 진행할수록 왜 단반이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았다. 단반 필살기가 아주 간지 그 자체였고, 스토리 진행에서도 눈물이 앞을 가렸다. (도대체 왜 이렇게 착해서 뒷통수를 맞는지...)


 추가 시나리오 '이어지는 세계'는 굉장히 짧았지만 여운과 끝맺음은 확실했던 이야기였다. 올해 7월에 나올 제노블3과의 연계성을 위한 것이지만, 흐지부지되었던 멜리아와 하이엔터의 이야기를 정리해줘서 찝찝했던 끝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마지막에 멜리아 대관식은 제노블1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올 듯하다. 

 정말 잘 만든 게임 제노블레이드가 드디어 올해 7월에 세 번째 시리즈를 발매한다. 1과 2로 인해 이미 기대치가 엄청나게 상승한 것이 염려스럽지만, 지금까지 나온 플레이 영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듯하다. 어째서 멜리아와 니아가 서로 적대하는 지, 주인공 일행은 어떤 존재인지 벌써부터 너무 궁금하다. 하루 빨리 즐겁게 할 수 있기를.